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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HR SCHOOL] 부하가 잘해야 나도 살아남는다
작성자 대일섬유 (daeiltex@hanmail.net)
작성일 2007-11-30 [16:52:00] 조회수 20,186

부하가 잘해야 나도 살아남는다

보물 주식회사 마케팅팀의 고길동 팀장은 요즘 고민이 생겼다. 비슷한 경력을 가진 두 부하 직원의 업무 수행 성과 차이가 너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입사 초기에 평범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우너 대리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 주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반면 초 년병 시절에 뛰어난 자질을 보여 주목을 받았던 둘리 대리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는 도우너의 역량만으로는 팀의 업무를 순조롭게 이끌고 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일거리가 쏟아지는 현 재 상황에서는 적어도 고참 대리, 과장급에서 제 몫을 다해 줘야 팀의 업무 진행에 무리가 없다. 얼마 전 회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신상품의 판매 실적이 목표 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도 둘리 대리가 담당한 분야의 성과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고 팀장은 이 일로 마케팅 담당 임원인 마이콜 부사장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 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똑똑하던 직원이 무능해진 이유

고 팀장은 며칠 전에도 가을 신상품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회의에서 둘리 대리가 보인 태도 때문에 무척 속이 상했다.

“자, 자료를 보면 알겠지만 회사에서 곧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신상품은 회사에서 심혈을 기울 인 제품이니 우리 팀 모두가 마케팅 전략을 잘 세워 성공적인 출시와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해 봅시다. 분야별로 담당을 정해 일을 진행했으면 하는데, 먼저 광 고 기획은 둘리 대리가 맡는 건 어때?”

“팀장님, 제가 광고 쪽 일은 한 번도 안해봤는데요. 이렇게 중요한 신상품의 광고 기획을 경험이 없는 제가 진행할 수 있을까요?” 둘리 대리가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그래도 나를 도와 상품 광고 업무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으니 할 수 있을 거야. 한번 해 봐. 자네가 광고를 맡지 않으면 도우너 대리가 그걸 떠맡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돌아가잖아?”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둘리 대리가 준비해 온 광고 기획안은 수준 이하였다. 어쩔 수 없이 고 팀장은 본 인이 직접 광고 기획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이 생긴 원인은 도우너와 둘리 대리 두 사람의 자기 계발 차이 때문이다. 그 동안 도우너 대리는 스스로 회사에서 성장하기 위한 경력 개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자신의 역량을 키워 왔다. 부서 내에서 새로운 일을 계속 자진해 맡는 한편 회사의 교 육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참여한 것이다.

반면 둘리 대리는 경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입사하면서부터 맡아 온 업무를 막연하게 지금까지 수 행해 오고 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거의 참여하지 못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 했던 것이다. 그러나 고 팀장에게도 문제가 있음이 직원 면담에서 드러났다.

대리·과장이 팀장을 임원으로 만든다

고민에 빠져 있던 고 팀장은 둘리 대리를 불러 개인 면담을 했다. 처음에 촉망 받던 직원이 요즘 들어 왜 이렇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내가 이번 프로젝트 업무 분장을 하면서 느꼈는데, 둘리 대리는 본인이 해 오던 업무 이외에는 좀 자신감 이 부족한 것 같아. 본인 생각은 어때?” 고 팀장은 둘리 대리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

“팀장님, 그 동안 저도 솔직히 다른 업무를 하면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팀장님께서는 제게 계속 한 가지 업무만 시키셨죠.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팀장님께서 바쁘실 때 팀장님을 돕느라 참석하기 힘들었고요. 그러다 보니 경력 개발 을 통한 역량 개발 기회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회사 내에서 저의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고 팀장은 미팅 결과를 두고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랬군. 지금 우리 팀이 겪고 있는 문제의 원 인이 나에게도 있었던 거야. 도우너 대리는 다행히 자신의 경력 개발을 스스로 해 왔지만, 둘리 대리는 그렇지 못해 두 직원 간의 역량 차이가 점점 벌어졌던 것 이군. 사실 똑똑한 부하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익숙해지면 내가 일을 진행할 때 도움을 받기 편하고 업무 진행 속도도 빨라져 그동안 둘리 대리에게 한 가지 업 무를 계속 맡겨왔던 것인데, 이것이 개인의 경력 개발에 걸림돌이 된 거야. 요즘 팀의 성과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내가 경영진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은 결국 나에게도 문제가 많다는 거였어. 언젠가 ‘팀장을 임원으로 만드는 것은 대리와 과장’이란 말을 들었는데, 이제야 그 의미가 가슴에 다가오는군.’(그림1)

고 팀장은 둘리 대리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직원들로부터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에만 눈이 멀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경력 개발의 방법은?

‘음, 그렇다면 이제라도 둘리 대리를 비롯한 팀원들의 경력 개발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 해 봐야겠어.’

고 팀장은 입사 동기인 김희동 인사팀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김 팀장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업무상의 현실 때문에 자네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네. 많은 사람이 당장 눈에 보이는 일부터 처리하고, 거시적인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든. 하지만 ‘가장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란 말도 있지 않나.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부하 직원을 코치하면 될 거야.

먼저 팀원과 함께 경력 경로를 포함한 경력 목표를 세워보는 게 좋아. 팀장이 팀원들에게 경력 개발이라는 큰 그림을 제시해 주고 팀원들에게 스스로 경력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게 해 봐. 그리고 함께 의견을 수렴해 경력 경로를 결정하는 것이지.

이때 부서의 커리어맵(career map)을 그려보면 경력 개발에 대한 큰 그림을 볼 수 있을 거야. 그 후 팀원들 에게 맞는 경력 경로를 그려 보면 되지.”

고 팀장은 대략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먼저 둘리 대리를 시작으로 팀원들의 경력 경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그려보기 시작했다.(그림2)

“그런데, 팀원들과 내가 동의해서 결정한 경력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훈련도 필요할 것 같은데, 교육훈련 계획은 어떻게 세우면 될까?”

“아, 그건 얼마 전 우리 인사팀과 함께 정의한 직무별 역량 리스트를 활용하면 될 거야. 팀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거든.”

고 팀장은 얼마 전에 인사팀과 함께 직무별 역량을 정의하느라 고생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사실 그 당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업무도 많은데 인사팀에서 너무 독촉해 짜증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의 귀찮았던 심정이 독촉 때문에라도 직무별 역량을 정의한 게 다 행이었다는 고마움으로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김 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경력 경로와 역량을 연계시키면, 경로에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 고, 현재 역량과의 차이(gap)를 확인할 수 있지. 이를 통해 그 차이를 줄이고 다음 경력 단계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역량에 맞는 교육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직무 기술서(技術書)를 활용해 경력 경로상의 직무 역할을 사전에 이해시켜 해당 업무를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것도 좋아. 필요 역량 또는 직급별로 회사에서 준비한 교육 프로그램을 검토해 참여시키고, 외부 교육 기관에서 제공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활용해도 괜찮아.”

고 팀장은 자기 회사의 교육 프로그램이 타 회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떠올렸 다.

‘휴…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일이군.’ 고 팀장은 자신의 생각과 김 팀장의 조언을 정리한 노트를 보며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 표정은 밝았다. 부하 직원들의 경력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다음날 그는 바로 팀 회의를 소집했다.

경력 개발의 첫발을 내디디다

“오늘 제가 여러분과 미팅하는 이유는 여러분의 경력 개발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서 입니다.”

팀원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지금까지 팀원들의 경력 개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고 팀장이 었기 때문이다. 고 팀장은 어제 자신이 생각한 경력 개발의 중요성과 방법을 팀원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했다. 팀원들도 그 동안 막연히 불평했던 사항들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들으니 만족하는 눈치다. 몇몇은 벌써 자신의 경력 개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

“팀장님, 저희들의 경력 개발을 위한 면담은 언제부터 하실 예정이십니까?” 둘리 대리가 물었다.

“경력 개발이라는 것은 특별한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노력과 코칭이 필요하다는 말이 죠. 하지만 곧 회사의 중간 평가 기간이고, 새로 시행되는 중간 평가에 경력 목표와 자기 계발계획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그때 여러분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경력 경로를 설정하고 자기 계발 계획을 세워볼까 합니다.”(그림3)

“그럼 어떻게 진행하실 건가요? 저희가 준비해야 할 사항을 말씀해 주시면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그 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또치 사원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일단 저는 조직의 장기적인 필요 요소를 파악하고, 그 속에서 여러분의 경력 개발이라는 큰 그림을 생각 해 볼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리 스스로의 경력 경로에 대한 자신의 희망 사항과 조직의 필요성을 감안해 경력 목표를 설정해 보세요. 그 후에 제가 여러분과의 미팅을 통해 경력 경로를 결정하겠습니다. 그리고 경력 경로에 따라 교육 훈련 니즈를 파악해서 그 니즈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입니다.”

팀원들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 경력 개발은 누구 한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팀장인 저와 팀원인 여러분이 함께 만 들어 가는 것입니다. 경력 경로가 결정되고 개발 계획을 세웠다고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저의 지속적인 코칭도 필요하겠지만 개발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건 여러분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니, 본인의 실행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경력 개발의 효과 나타나다

“고길동 팀장, 이번 신상품은 아주 성공적으로 출시됐어.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고 영업 담당 부사장이 칭찬을 하던데. 수고 했어요!”

마케팅 담당 마이콜 부사장의 칭찬을 받고 나오는 고 팀장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벌써 1년이 흘렀다. 1년 전 이맘때 고 팀장의 얼굴은 잔뜩 어두웠지만, 오늘의 얼굴은 다르다. 예전의 실 패를 거울 삼아 그와 팀원 모두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의 효과가 얼마 전부터 슬슬 팀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그때의 실패를 부하 직원들의 탓으로만 돌렸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고 팀장은 머리를 절 레절레 흔들었다.

고 팀장은 전화위복이란 말을 새삼스럽게 떠올렸다. 그는 실패를 계기로 직원 경력 개발의 중요성을 깨닫 게 됐으며, 경력 개발이 어느 한 개인만을 위해서가 아닌 직원과 관리자, 회사 모두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임을 알게 된 것이다.

필자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인사관리(HR) 컨설팅펌인 타워스페린 서울오피스와 글로벌 경영을 1996년부 터 맡고 있다. 타워스페린 130년 역사상 아시아에서 두 번째, 한국에서는 최초로 2000년 글로벌 사장(global managing principal)에 올랐다. 풍부한 컨설팅 경험 으로 클라이언트 기업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HR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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